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영화는 스웨덴에서 이미 만들어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판 영화입니다. 계속 할리우드의 추세가 그래왔듯, 아시아나 유럽 등지에서 이미 성공한 스토리를 수입해 와 리메이크 함으로써 흥행을 보증하는 방식...이겠죠. "Let me in"이나 "Banila Sky"등이 그래왔던 것처럼요. 물론 항상 리메이크작들은 원작의 팬들에게 기대이하라는 뭇매를 맞아 왔지만, 이번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편은 평균 이상은 할 듯 합니다. 원작보다 훨씬 말끔하게 정리되어있는 모습이고, 영상미나 음악 등이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입니다. 스토리는 워낙 소설의 흥행으로부터 알 수 있듯 유연하게 이어나가지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할 필요는 없구요.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는 영상과 음악과 함께 음울하고 어딘가 공포스럽습니다. 강간에 살인에 엽기적인 변태들이 나오는 스토리라 그렇기도 하고, 배우들의 대사라던지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에는 단 한 움큼의 유쾌함이나 유머러스함이 섞여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과 사랑을 맺을 때 조차 어딘가 호러스러우니까요. 집중하고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관객을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원작의 제목,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는 여주인공을 능동적으로 표현하며 흘러갑니다. 우리의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녀 옆에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조연처럼 보일만큼, 여주인공의 기이할 정도로 뛰어난 통찰력,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은 어투나 행동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됩니다. 그만큼 관중이 여주인공에게 매료되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도 영화가 끝난 후 그녀의 잔상이 머리에 남아 이렇게 조사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영화에서 '리즈베스'로 나오는 여주인공의 실제 이름은 '루니 마라'로써, 이 영화를 맡은 유명감독, 데이빗 핀처 감독이 '소셜네트워크' 영화에서 데려온 연기자입니다. 루니 마라는 '소셜 네트워크' 에서 주커버그의 옛 여자친구로 잠깐 나옵니다. 첫 장면에서 전형적인 평험한 미국대학생으로 나오던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는 고양이같은 천재로 급변신하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아래 사진은 스웨덴 버전의 동일영화에서 나온 리즈베트의 모습입니다. 많이 닮아있죠. 저도 스웨덴 판을 아직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스웨덴 판에서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 보다 좀더 자세하게 인물설명과 인간관계등이 잘 나타나 있다고 합니다.



루니 마라의 평소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너무 다른 모습에 또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네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요.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이번 영화에서 그는 중년의 날렵한 기자로 나옵니다. 멋진 액션도 나오지 않고, 되려 23살 리즈베스의 보호를 받는 중년 아저씨로 나오죠. 물론 일개 기자라고 보기에는 너무 말끔하고 핸섬한 모습이긴 하지만...

영화 원작인 밀레니엄 시리즈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밀레니엄 시리즈는 처음에 총 10부로 제작되려 기획되었는데, 스티그 라르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총 3부까지만 나오고 그 후에는 미완으로 남게 된 비운의 작품입니다. 스티그 라르손은 평생을 충직하게 기자로써 살아온 인물인데, 그는 사회의 정의를 위해 불의를 밝히고 음모를 들춰내기를 두려워 하지 않았던 뼛속까지 기자정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업적은 그를 몇십년 간 암살위험에 처하게 만들어, 그는 항상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살았죠. 자신의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러한 그가 노후대책의 일부로 그가 평생 경험하고 느꼈던 기자로서의 일생을 밀레니엄 시리즈에 쏟아붇기를 다짐합니다. 그러고는 10부작 중 3부를 출판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첫 작품이 각지의 서점에 배달되기 단 하루전, 집에서 계단을 오르고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합니다. 그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사후에 덴마크, 스웨덴 등지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읽힌 책, 전 국민의 30% 이상이 읽은 책 등으로 이름을 날렸고, 이 덕분에 스티그 라르손은 사후에 가장 돈을 많이 번 유명인 세계 6위에 오르게 되었죠. 그의 일생을 바친 인생이 녹아들어있는 밀레니엄 시리즈가 10부까지 나오지 못하고 미완으로 그쳐야만 했다는 게 너무 슬픕니다. 영화에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했던 블룸비스크는 스티그 라르손의 일생이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또 본 후에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꼭 책을 다시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확실히 책 속에서의 리즈베스는 좀 더 살아있는 케릭터임에 분명하고, 또 책 속에서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들이 충분히 드러나 있는 것을 보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전문가 리뷰에서도 말하듯, 스웨덴 작품과 달리 할리우드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좀 더 상업적으로 스타일리쉬한 대신에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사건이 이렇게 된 경위 등이 많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밀레니엄의 제 2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책에 좀 더 빠져볼까 해요.
가벼운 마음으로 후련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연인과 데이트 중 이 영화를 보면 부작용이 있거든요. 영화가 끝난 후 어디를 가든 대화는 별로 없을거에요 - 잔상이 너무 남아 서로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지도 모릅니다ㅎㅎ.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지나 연말, 연초가 되면서 유난히 가뭄들었던 심각한 영화장르가 그리우시다면 추천해 드려요. 책을 먼저 읽고 가는 것도 시간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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